날씨는 코로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좋아지기만 하고
벚꽃과 개나리가 서로 챔피언마냥
링위에서 활개를 치다 보니 평소 무덤덤한
내 감성도 살랑살랑 일렁이더라.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았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내일이 기다리는 시점에
헛헛한 감성을 채우기 위해 야식을 시켜먹기로 했다.
(의미부여를 잘하는 편)
평소 즐겨먹는 야식메뉴라곤 고작
치킨, 족발, 삼겹살 구이, 수육, 회,
아귀찜, 닭발, 오돌뼈, 감자탕, 만두,
(또 뭐 있지)
정도였는데 오랜만에 다른 것을 먹고 싶어서
찾던 중 탕수육으로 결정했다.
주변에 배달 가능한 중국집 중에선
탕수육이 맛있는 곳이 없으므로
탕슈탕슈라는 탕수육 전문 매장으로 주문을 하였다.
매콤한 사천 탕수육을 시켰고
배달어플로 주문을 했기 때문에
손모가지를 걸고 리뷰를 남기겠다는
약속을 선뜻해버리고 떡튀김을 얻어냈다.
(떡튀김을 먹기 위해선 손모가지쯤이야)
부위는 돼지고기의 안심을 사용하였는지
지방이 극히 적어서 담백했고
튀김옷 두께와 간, 미세한 후추의 밸런스까지
고루고루 알맞게 배합되어 소스 없이 먹어도 맛있었으나
소스없이 먹는 탕수육은 그냥 육 이지
탕수육이 아니므로 소스를 듬뿍 찍어 먹어버렸다.
사천탕수육답게 입에 넣자마자
경상남도 사천 한적한 시골에 거주하시는 김 아무개 할머니의
등짝스매씽 손맛이 느껴지는 매콤함이 감돌았고
소스를 여러 번 찍어도 건져 올라오지 않는 각종 야채들도
가득 있어서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강조)
그러나 오늘 이 포스팅에서 주목해야 될 점은
야식 메뉴 추천으로 탕수육이 맛있다 보다도
탕수육과 의외의 꿀 조합 꿀 케미를 찾았기에
노트북을 펼쳤다는 점이다.
(너무 과했나라는 생각이 스치는 부분이다)
무튼
제 아무리 경상남도 사천의 탕수육이라고 한들
튀김은 튀김이고 매콤하지만 달큰했기에
나의 위장이 지쳐 갈 무렵
재빨리 순간의 기질을 발휘해 냉장고 파먹기를 하였다.
그리하여 얻어낸 결과물은 오이와 배추, 열무김치를 피처링한
쫄면 & 비빔면의 콜라보 메뉴였다.
쫄면과 비빔면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결국 한 지붕 아래서 자라온 나와 내 여동생의 모습처럼
태생이 갖기 때문에 충분히 섞여도 서로 어색하지 않았고
수년간 쌓아온 나의 음식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함께 쌓아 올린 두둑한 뱃살들이 좋아하는 맛이었다.
이제 몇 개 되지 않았던 나의 야식메뉴 리스트에
당당히 탕쫄(탕수육&쫄면)을 추가할 수 있겠다.
야식을 자주 먹다 보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언젠가는 질리게 되어있는데 여러 가지 조합을 찾아 나서는
이 어둡고 외로운 길도 제법 걸을만하다는 생각을 해보며
한점한점 집어먹다보니
앗! 하는 순간 엇?
하고 사라져 버렸다.
그럼 다른 조합을 찾아 나서며 마무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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