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추천 메뉴 고민될땐 기본에 충실하라

찾았다.

전래동화 금도끼 은도끼의 나무꾼이 

소신 있게 그것은 내 것이 아니라고 밝힌 후

결국 모두 갖게되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야식메뉴로 짜장, 짬뽕을 먹고 소신 있게

내 입맛이 아니라고 밝히며 여러 배달 가능한

중국집을 찾아 나서던 중 

드디어

"이맛이 내 입맛이오" 

라고 추천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는 이 말이다.

 

보통 짜장과 짬뽕을 먹을 때 탕수육과 함께 구성된

세트메뉴를 시켜먹곤 했지만

이날 따라 그나마 덜 기름진 양장피가 먹고 싶었다.

(그냥 양장피를 좋아하는 타입)

 

배달어플에 접속하여 신중의 신중을 더하며

(실제로 두통이 생김)

리뷰들을 정독 후 결정한 경기도 용인의

RnB noodle

 

 

 

요즘은 평점만으로 무한신뢰까지는 못하겠어서

리뷰를 많이 보는 편인데 전체적으로 평이 좋았고

최근 사장님 댓글도 꾸준한 것을 보니 신뢰감이 상승했다.

(분석가 세요?)

 

고민의 시간은 길었지만

분석이 끝난 후 주문까지 걸린 시간은

밤새 술 마시고 아침에 들어와 아침식사를 하시는

부모님께 해장국 좀 끓여달라 하고 물따귀를 맞는 속도와 비례했다.

 

물따귀를 맞은 후

아니

주문을 하고 40분 정도 지났을 무렵 도착한 짜장, 짬뽕, 양장피

짜장은 면위에 뿌려져서 왔고

짬뽕은 면과 국물이 분리되어왔다.

이것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사장님의 섬세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리뷰에 대한 맹세를 다짐한 후 

약간의 보상으로 받은 멘보샤 샐러드와 그토록 원했던 양장피까지 왔으니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과 함께 나무젓가락을 반으로 가르고

한입 또 한입 음미를 해본다.

양장피는 겨자맛으로 먹기도 하지만

중앙에 넓은 당면과 표고버섯, 죽순채를 넣고

볶아놓은 양념의 맛이 겨자소스와 어우러짐에 따라서

결정 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성도 중요한데 군더더기 없이 실했다.

 

양장피와 짬뽕만 봤을 때 딱 보이는 것이 있다면 오징어였다.

오징어는 대왕 오징어를 사용하였고 

적당히 탄력 있으면서 질기지 않은 걸 보니

칠레산 대왕 오징어 같았다.

전에 다른 곳에서 중국산도 먹어봤는데 약간 뻣뻣하고 질겼다.

(물론 삶는 기술에 따라 다르겠지만...)

 

짬뽕의 국물 맛은 불맛이 은은하게 나면서도

고춧가루를 잘 볶았는지 구수한 불맛이었고

(짬뽕의 포인트)

짜장은 육안으로 고기가 보이지 않았으나

돼지지방을 따로 넣어서 볶았는지

짜장 또한 구수한 맛이었다.

(짜장의 포인트)

 

사실 요즘 기본에 충실한 요릿집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냅다 불만 세게 당기고 막 볶고 나서 

이것이 불맛이라는 업장도 많은데

이곳은 은은하게 불맛을 낼 줄 아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늘 포스팅에서 괜히 말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고 왜 그러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시 음식으로 돌아와 

면과 국물이 따로 떨어져 있던 세월을 보상해주려

면을 국물에 투척하였다.

면이 불지 않은 상태로 국물과 만나 한 올 한 올

휘날리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주

 

셨지만....

내가 너무 다른 음식에 정신을 오래 팔다 보니

면이 담겨 있던 일회용 그릇의 바닥이

살짝 볼록한 모양이라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살살 흔들어 주니 금세 풀렸고 

이곳의 면은 칼국수처럼 넓다 보니 면을 먹을 때 국물이

면과 닿는 면적이 넓어서 더욱 촉촉하게 느껴졌다.

 

 

잘 버무린 양장피와 짜장에 짬뽕국물 한스푼, 서비스 멘보샤와 양장피 재료 칼질 클라스

음식을 다 먹고 나니

처음 주문했을 때 잠깐 스쳤던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

가게 상호가 RnB noodle이라 다른 중국요리 집과는 좀 괴리감이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지막 국물까지 쭈욱 흡입을 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리듬 앤 블루스

R&B 창법인 것이었다.

알앤비 누들의 요리를 맛보면 소울 충만한

알앤비 창법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사과합니다.🍎)

 

 

야식추천메뉴 중국요릿집 알앤비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