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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 깨알리뷰💡/맛리뷰🍔

분당 수내역 횟집 해적선 항해를 시작하지

by 낫배두 2020. 5. 1.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은 피고 졌고

아직 충분히 만끽하지 못한 채

떠나보낼 이 계절이 아쉬워 이슬이 한잔 생각나는 한때.

(이슬아 모해)

 

우두커니 앉아 떠나가는 봄을 지켜만 볼 수 없어서

검색창에 " 봄 제철 생선 "을 검색해본다.

(횟집 한번 가려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타입)

 

평소 입맛이 비슷한 직장동생과 한잔 하기로 했는데

전에 한번 다녀왔던 횟집이 형님스타일 일꺼라며

회 두께가 어쩌고 저쩌고 매운탕에 수제비가 촤아아아~~

라며 설명을 하니 빨리 퇴근하고 싶어서 현기증이 났다.

 

그리하여 퇴근과 동시에 한달음에 달려간 

분당 수내역 해적선

(상호명 공개까지 말이 많은 타입)

 

너무 급하게 매장으로 달려 들어간 나머지

외관 사진은 찍지 못했고

모듬회 특대 (80,000원)

              대 (65,000원)

              중 (55,000원)

              소 (45,000원)

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이모님께 둘이서 한잔 하려는데 어떤 사이즈가 좋겠냐 물었더니

잘 드시면 중 사이즈 간단하게 먹으려면 소 사이즈를 추천해 주셨다.

평소 불의를 보면 꾹 잘도 참고 강자에겐 한 발 물러서는 타입이지만

음식 앞에선 한치의 양보도 없는 나는 

"이모님 그럼 대 사이즈로 주시고 소주 이슬이 하나 카스 하나 줏쎄요! "

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나의 강력한 주장과는 다르게 이모님께선 "여기 대 짜 하나~"하며 

유유히 사라지셨고 잠시 후 해적선의 선장님과 같은 포스의 사장님께서

모듬회 대 사이즈를 가져다주셨다.

(사진 공개까지 좀 지치는 타입)

 

 

회가 나오자마자 이곳을 추천해주고 내 앞에 앉아 있는 직장 동생에게

가볍게 눈인사와 목례를 하고 미소가 번졌다.

모듬회의 구성은 봄의 벚꽃잎과 같은 색상의 도미와 광어이다.

도미는 3~4월이 제철이고 광어는 4월 말부터 시작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맛이 깊어지고 지방이 풍부해진다.

 

분당 수내역 횟집 해적선의 최대 장점이자 특징은

어마어마한 두께와 너비의 회이다.

이 정도 두께를 제공하기 위해선 무조건 대광어를 사용해야 하고

도미도 손바닥 두 개 정도 사이즈는 되어야 이런 비주얼을 내놓을 수 있다.

해적선의 선장님께 여기 처음 와보는데 회가 두툼해서 너무 좋다 하였더니

쿨하게 "그건 내가 실력이 없어서 그래~"라고 하셨다.

보통의 자신감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는 절묘한 멘트셨다.

 

그리고 또 이곳 해적선의 회는 고추냉이와 초장에도 먹지만

특이하게 대파와 청양고추가 들어간 양념간장을 주신다.

막장이라 불리는 된장 베이스의 장과는 많이 먹어봤지만

양념간장은 생소했는데 회가 두껍고 크다 보니 한 점만 먹어도

입안이 가득 차는데 오물오물 씹다가 대파나 청양고추를

하나씩 집어 먹으니 회가 사라질 때까지 풍미가 가득했다.

 

기본으로 주시는 가래떡 미역국에는 후추가 잔뜩 뿌려져 있었는데

미역국에 후추를 뿌리면 맛있다는 것을 선장님께선 이미 간파하셨고

나는 미끼를 물어븐 것이었다.

(던지면 잘 무는 타입)

 

마지막으로 도미 대가리 구이인데 

이것은 동생이 전에 왔을 때 10만원 이상 먹어서

15000원 쿠폰을 받아 사용하여 얻었다.

15000원 쿠폰으로 먹을 수 있는 건 

도미 대가리 구이, 왕새우튀김, 새우장이 있다.

도미가 크다 보니 대가리도 커서 살점이 두둑하게 나온다.

 

원래 매운탕까지 시켜서 수제비를 넣어 먹었어야 했는데

이미 회의 양이 충분히 많아서 배가 찼고

가게 마감시간이 11시라 여유 시간이 없었다.

(여유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매운탕까지 먹었을 텐데...)

매운탕을 먹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어차피 다음에 또 갈 것이기에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해적선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진귀한 보물이 가득한 곳이었고

회를 한점 입에 넣고 우걱우걱 씹으면 해적이 된듯한 기분이었다.

테이블이 아주 넓지는 않아 단체보다는 소규모로 가는 것을 추천하고

운영시간이 오후 5시~오후 11시 이기에 퇴근 후 1차로 가서 마감 때까지

마시면 두발로 무사히 걸어 나오긴 어려울 것이다.

 

해적선에서 항해를 마치고 2차로 오뎅바를 갔는데

그곳 사진이 없는 것을 보면 무사하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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