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은 평화로운 듯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지금은 불의를보면 쏜살같이 달아나지만
어렸을 적 본인은 정의감에 불타올라 괴롭힘 당하는 친구들을
도와주었고 집에 좀도둑이 들어와 온갖 귀중품과 현금을 잃고
친구들과 몇 날 며칠 밤새가며 도둑을 잡으러 돌아다닌 기억도 난다.
그 당시 장래희망은 도둑을 잡는 경찰이었지만
불타오르는 정의감만큼 따라주지 않는 성적 때문에
꿈을 저 먼 기억 속에 묻어두고 살아왔다.
지금은 나름 전문적인 직업을 갖고 있고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며 하루하루 소소하게 지내고 있는데
얼마 전 동네를 거닐다 도둑을 발견했다.
세상엔 나쁜 도둑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한 도둑도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용인 기흥 " 착한 밥도둑 "이다.
어릴 적 반찬투정을 하다가 아버지께 수저로 마빡을 맞은 이후
밥 한 그릇쯤은 맹물에도 꿀꺽 비울 수 있는 능력이 생긴 본인은
딱히 김치 이외의 반찬을 두고 먹는 타입이 아니지만
착한 밥도둑을 보는 순간 정의로웠던 옛 기억이 떠오르면서 군침이 돌았다.
(츄릅)
꽃게 된장찌개, 간장게장, 고기 잡채, 명태 회무침, 우엉조림,
새우 견과 조림을 사 왔고 막걸리도 사 왔다.
(크 어른답다)
꽃게 된장찌개는 간이 너무 쎄지않고 꽃게 향이 은은히 나서
후룩후룩 퍼먹기 좋은 정도였고 들어간 재료들이 큼직큼직해서
대장부답게 우걱우걱 섭취하기 좋았다.
명태 회무침과 잡채로 밥을 한 그릇 도둑맞아 버렸지만
아직 검거하지 못한 밥도둑이 남았으므로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지금 막 지어낸 본인의 가치관처럼
밥을 다시 채워 잠복을 시작한다.
밥도둑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간장게장을
PT로 다져진 전완근을 이용하여 갈라버리고
팔꿈치를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듯 알과 살을 쥐어짜고
등딱지 살살 긁어 밥을 비벼버렸다.
이런 착한 밥도둑이라면 얼마든지 검거해주고 싶지만
아마 PT선생님께선 허튼 생각하지 말라고 할 것 같으니
불타오르는 정의감은 다시 넣어두기로 한다.
어렸을 때부터 타지에서 독립을 하여 살다 보니
밑반찬보다는 메인 메뉴 한 가지만 두고 먹는 버릇이 생겼는데
엄마의 손맛만큼은 아니지만 집밥의 느낌을 살리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정의감이 불타오른다면 착한 밥도둑에서
여러 도둑들을 검거해보길 추천한다.
오늘의 밥상 만족도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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