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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 깨알리뷰💡/맛리뷰🍔

처갓집양념치킨 어릴적 추억을 양념에 버무려내는 곳

by 낫배두 2020. 7. 7.

누구나 어릴 적 아련한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 것이다.

본인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전 대충 여섯 살쯤 되었을까

동네 친구들과 들판에서 흙냄새 맡으며

이리저리 뛰어노는 것이 전부였을 시절

그 당시 본인의 키만큼 우뚝 자라 있는 신기한 풀들이

끝없이 펼쳐진 장소를 발견하고는 같이 뛰어놓던 무리의 친구들에게

어깨를 으쓱대며 그 장소를 공개하였다.

동네 친구들과 본인은 그 드넓은 풀들을 보고 나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한 마리 야생마처럼 풀들 사이사이를 노닐고 뒹굴고 난리를 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쩌렁쩌렁 울리는 동네 할머니의 고함소리에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했고

이리저리 도망치는 친구들 사이에서

본인만 온몸이 굳은 채로 동네 할머니께 현장검거 되었다.

왜냐하면 그 신비하고 우뚝 솟은 풀밭의 정체가

대파밭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파헤쳐놓은 대파값을 물어주신 아버지께 종아리를 신나게 얻어터지고

훌쩍훌쩍 거리며 쭈그리고 있는데 엄마가 반성 다했으면

이리 와서 이것 좀 먹으라고 하신 게 있었으니

드디어 소개하는 " 처갓집 양념치킨 "이다.

 

그 당시에는 두 마리 치킨이라던가 반반 치킨이 없었으므로

양념 아니면 후라이드였는데 아무래도 어릴 땐

맥주 맛을 몰랐으므로 양념치킨을 많이 선호했다.

하지만 요즘은 내 마음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어

양념 1마리 후라이드 1마리 그리고 리뷰 약속과 함께 얻어낸

치즈스틱까지 사진에 담아봤다.

 

처갓집 양념치킨은 오랜 세월을 변하지 않는 맛으로 지켜온

유일무이한 브랜드인 것 같다.

지금 먹어도 그 당시 종아리에 바셀린 발린채로 훌쩍훌쩍 뜯어먹던

맛이 남아있으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양념과 후라이드 말고도 새로운 치킨들이 개발되었지만

처갓집 양념치킨은 개인적으로 옛맛을 느끼기 위해 시켜먹는 곳이므로

온전히 기본만 시켜먹게 된다.

 

 

 

치킨은 역시 부드러운 다리부터 먹어야 제맛이다.

손에 들린 것이 닭다리이지만 두 마리 치킨의 경우

작은 닭을 사용하므로 닭다리가 약간 작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배달비 제외하고 두 마리 치킨의 가격이 23000원이면

닭다리를 무려 4개나 먹을 수 있기에 인정을 해준다.

(본인의 손이 큰 편이기도 하다.)

 

 

닭뼈의 색깔을 보면 검은 부분이 별로 없고

흰 부분이 많은데 이것은 냉동이 아니라

냉장 닭이라는 증거이다.

닭뼈는 냉동을 했다가 해동하면 어두운 색으로 변하니

알아두면 쓸모없는 꿀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작사 작곡을 알 수 없는 우리나라 민요처럼

치킨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말이 있으니

" 다 먹은 치킨의 뼈를 보았을 때 그 뼈가 후라이드인지 양념인지 모르게 하라 "는

말이 있다는 것도 굉장히 쓸모없는 꿀팁으로 남겨둔다.

 

처갓집 양념치킨의 닭은 국내산 닭 브랜드인 체리부로의 닭을 사용하는데

체리부로는 연간 3000억이 넘는 매출을 자랑하는

닭고기계의 큰손이므로 믿고 먹어도 좋다.

 

 

 

닭이 크지 않아서 그런지 닭가슴살 또한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기 때문에 한입에 넣으면 알아서 발골이 되어버린다.

물론 본인의 먹스킬도 한몫했지만 그만큼 부드럽다 이 말이다.

 

성인이 된 후 독립을 하여 여기저기 지방에서도 살아보고

서울에서도 여러 곳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른 브랜드보다 처갓집 양념치킨을 주로 시켜먹는데

어느 지점이던 항상 같은 양념의 맛과 신선한 닭을 사용하는 것 같다.

 

요즘 치킨 광고들을 보면 너무 과하게 멋 부리는 치킨들이 눈에 띄지만

오랜 세월을 지켜올 수 있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는

추억이 담긴 치킨이 먹고 싶다면 처갓집 양념치킨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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