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라이벌이란 관계는
그리 유쾌한 기억은 아니다.
물론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선의의 경쟁이
가능한 관계라면 모를까 웬만한 사람들은
라이벌이라 하면 아름다운 기억은 아니었을 것이다.
본인도 역시 초등학교 중학교 내내 라이벌 관계의
친구가 있었는데 서로 별것도 아닌걸로 싸우기도 하고
주변에서도 본인과 그 친구를 내세우며 비교하고
우위를 정하려 애쓰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노무자식들이 사이좋게 지내지
뭘 그렇게 이겨먹으려고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진 않지만
하필 본인의 아버지와 그 친구의 아버지께서
고향 친구라는 관계까지 이어져있어서
더욱 지는 게 싫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론 서로 다른 고등학교를 갔고
성인이 되어 동창회에서 만났을 때 소주 한잔 기울이며
추억으로 마무리했다.
이렇듯 좋은 관계던 나쁜 관계던 라이벌 이란 관계는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팔도비빔면과 진비빔면이 있겠다.
36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팔도 비빔면은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을 정도로 친숙하게 다가와
가정집 선반에 오래도록 자리를 잡아왔는데
몇 달 전 갓뚜기라 불리는 오뚜기에서
진비빔면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그 이유는 팔도비빔면은 1 봉지를 먹었을 때 좀 아쉽고
2 봉지를 먹자니 양이 많아지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물론 본인은 3 봉지를 먹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지만 크흠)
진비빔면은 중량을 20% 올리고 타마린드 소스를 넣어서
부족했던 양을 채워주고 조금 더 자극적이고
매콤한 맛을 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광고에서 백종원 선생님을 모델로 쓰는 치트키까지
썼으니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인듯 싶다.
그러나 오늘 본인은 1위 2위 이런 경쟁구도를 떠나서
비빔면 계의 두 라이벌을 하나로 뭉쳐 화합을 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에 집중해본다.
뭐 비빔면 못 끓이는 사람은 없을 테니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다 익으면 헹군다.
(좀 더 밝은 색이 팔도 비빔면의 면이다.)
소스는 진비빔면은 액체스프라 명시된 소스와
참깨와 김가루가 들어있는 고명스프로 나누어져 있고
팔도 비빔면은 비빔스프라 명시된 소스가 들어있다.
(팔도비빔면은 소스에 김가루가 섞여있다.)
헹구어진 면에 소스를 한데 섞어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발로 비비고 (네? 네.)
마지막에 고명스프를 뿌려 마무리해주었다.
(오이지와 훈제란은 비빔면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올려본다.)
아 훈제 오리는 비빔면에 대한
예의와 더불어서 더 배부르기 위해 구워보았다.
팔도비빔면이 2 봉지였고 진비빔면이 1 봉지였는데
두 개의 소스를 함께 섞으니 그리 특별한 특징은
느낄 수 없었고 마치 한 형제가 서로 모르고 자라오다
뒤늦게 출생의 비밀을 알고 서로를 찾아서 만나게 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는 본인이 싫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진비빔면이 팔도 비빔면에 비해서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에 조금 더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을 하고 본인은 처음부터 2:1이라는
불리한 컬래버레이션을 채워주기 위하여
오뚜기의 소스를 더해 뒷받침을 해본다.
온 앤 오프였나 거기서 김민아 씨가 비빔면에 마요네즈와
라면스프를 더해서 먹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그 기억을 벗 삼아 마요네즈와 어디서나 간편하게
맛있게 맛을 내주는 비빔장을 넣어서 섞어 보았다.
마요네즈를 넣어서 매운맛은 중화되었고
윤기가 더욱 촤르르 흐르면서 추가한 양념장 때문에
싱겁지 않고 감칠맛이 좋았으나
비빔면은 팔도 비빔면이던 진 비빔면이던
깔끔한 맛으로 먹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이로써 팔도 비빔면과 진비빔면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화합을 시켜 보았는데
결론적으론 무엇을 먹던 본인의 취향이고
두 개를 합쳐도 특별할 것은 없으며
배고프면 어느 비빔면이던 세 봉지를 먹을 것
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훈제 오리랑 먹으면 맛있다.
(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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