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전부터 개인적인 스케줄로
동행자와 이리저리 빨빨거리며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다리도 욱신거리고
추운 바깥바람에 체온도 내려가
몸이 으슬으슬한게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졌다.
평소 꾸준히 육식생활을 유지하는
뚱보 유지어터인 본인의 냉동실에는
돼지고기와 냉동만두가
바닥을 보이는 날 없이
유일하게 초심을 잃지않고 있는데
돼지고기를 이용한 국물요리로
시린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기로 한다.
돼지고기 요리로 추천하는
" 얼큰 돼지고기 뭇국 " 이다.
재료는 이번에도 역시
냉장고와 냉동실에 보관된 것들 중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몽땅 꺼내봤는데
돼지고기 목살, 무, 애호박, 양파,
대파, 청양고추, 다진 매늘, 청경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양념은 고춧가루, 후춧가루,
챔기름, 갠장, 멸치액젓으로 정했다.
조금이라도 더 진한
돼지고기 국물 요리를 얻기 위해
썰어놓은 돼지고기 목살에
대파와 간장, 참기름을 넣고
돼지의 지방이 녹아 나올 정도만
볶아주는데 이때 중요한 꿀팁은
하나씩 집어먹으면 꿀맛이라는 것이다.
더 집어먹고 싶지만
돼지고기 요리 추천을 위해
한 발짝 물러서고 요리를 이어나간다.
지방이 잘 녹은 돼지고기에
무와 표고버섯을 넣고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을 얻기 위해
고춧가루를 넣어 한 번 더 볶아준다.
맑은 국물로 완성해도
시원한 맛이 좋겠지만
본인은 얼큰함을 주기 위해
고춧가루를 추가했다.
본인의 얼굴이 커서
얼큰이란 별명을 달고 사는 건 유감이지만
맑은 국물보단 얼큰한 국물을
좋아한따으씨ㅠㅠㅠㅠ
(괘...괜찮아요.)
감정을 추스른 후
볶은 재료에 물을 넣어주고
멸치액젓과 다진 마늘을 넣는데
소금 간을 해도 상관없지만
멸치액젓을 넣으면 간도 맞출 수 있고
끓이면서 비린 향은 날아가고
감칠맛이 올라간다.
액젓으로 감칠맛이 일정량 올라가지만
더욱 진한 맛을 내고 싶었기 때문에
저 멀리 오랜 기억 속에 깊이 자리 잡은
할머니의 요리 맛을 더듬으며
대대로 내려온 비법을 공개한다.
마싯다 앞에선 우린 모두
같은 고향 출신이 된다.
서로가 남이라 착각했겠지만
사실 우린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랐다 이 말이다.
앞으로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CJ라고 말하면 된다.
(약간 재미교포 느낌을 낼 수 있다)
마싯다를 넣고 더욱 맛있어진 국물에
먼저 넣었던 무가 어느 정도 익으면
나머지 애호박과 양파, 청양고추를 넣고
약 10분간 더 끓여주면 완성이다.
고추장을 넣고 고추장찌개 스타일로
자박하게 끓이는 방법도 맛있지만
돼지고기 요리 추천으로
얼큰 돼지고기 뭇국을
추천하는 이유는
장이 들어가지 않아 텁텁하지 않고
칼칼하고 시원함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밥을 말아 국밥처럼
후룩후룩 먹기에도 더욱 좋았다.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는 요즘
돼지고기와 냉장고에 남은
채소를 사용해 온몸에 열기를
북돋아 주는 것도
올바른 월동준비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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