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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 깨알리뷰💡/맛리뷰🍔

엽떡 눈물 콧물 도둑 맛보기

by 낫배두 2020. 9. 3.

중학생 때였나 엽기토끼라는 캐릭터가 유했었다.

마시마로라는 토끼 캐릭터의 별명이기도 했는데

그 당시 엽기라는 단어 자체가 유행을 했기 때문에

뭔가 일상적이지 않으면 "엽기스럽다." " 엽기적이다."

라는 말을 많이 쓰곤 했었고 엽기적인 그녀라는

전지현 차태현 주연의 영화도 흥행을 했었다.

요즘은 엽기라는 단어를 약간 심각한 내용에 사용하지만

그 당시엔 나름 웃으며 사용했던 단어 이기도하다.

 

본인의 어린 학창 시절 추억의 한 단어로 남아 있는 엽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해준건 바로 

엽기 떡볶이 즉, 엽떡이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엽기 같은 전개일까 생각이 스치지만

눈치를 밥에 말아먹은척하며 엽떡의 포스팅을 시작한다.

(잠깐 눈물 좀 닦고)

 

엽떡은 태어나서 이번이 세 번째다.

평소 떡볶이를 찾아먹는 타입은 아니고 

적당히 매운맛 이상의 맛은 적당히 거절하는 타입 이므로

매운맛으로 유명해진 엽떡을 돈 주고 찾아 먹는다는 건

아주 드문 일이라 하겠다.

이번에 엽떡을 돈 주고 사 먹게 된 것은

쓰라리게 아팠던 과거의 기억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고

희화되기 때문에 엽떡을 떠올리니

입속에 군침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때 멈췄어야 했다.)

 

배달의 민족을 통해 엽떡을 주문했고

세트메뉴 B (엽떡+야채튀김 1+김말이 1+만두 2+계란 2개+주먹밥) 19000원

계란찜 추가 +2000원 해서 배달비 제외하고 21000원이다.

맛은 착한 맛, 짜장맛, 엽떡 초보 맛, 덜 매운맛, 오리지널, 매운맛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착한 맛은 본인은 착한 사람이 아니므로 패스하고

짜장맛은 생각에도 없었고 엽떡 초보 맛은 초보라는 단어는

초보운전 일 때도 안 붙이고 다녔으므로 패스하고

덜 매운맛은 얼마나 덜 매울지 몰라서 오리지널 맛까지 올라왔다.

매운맛은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본인에겐

강한 녀석 이므로 한 발짝 뒤로 숨어본다.

(잠깐 콧물 좀 닦고)

 

튀김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엽떡의 치즈와 휘휘 저어 호기롭게 한입 딱 넣자마자

우선 "와 오랜만에 먹는데 맛이 여전하고 왜

지금까지도 떡볶이 랭킹에서 상위를 차지하는지 알겠다~."

라는 말이 나왔고 눈물과 콧물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본인은 사회생활을 할 때 나름 밖에선 남자답단 소릴

자주 듣고 그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쎈척을 할 때도 있었지만

엽떡 앞에선 이제 막 태어나 의사 선생님께 엉덩이 한대 맞고

울부짖는 갓난아기처럼 빼애애액 거릴 수밖에 없었다.

(응애)

 

 

 

 

 

말에게 당근과 채찍을 주듯 엽떡의 매운맛을 잡아주는

써핑쿨을 두 개나 보내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응원을 받아 한 발짝 더 나아가 본다.

 

 

 

 

써핑쿨과 계란찜을 넘나들며 엽떡 국물에

밥까지 비벼서 결국 다 먹어 버렸다.

사나이 대장부라면 일회용 수저와 젓가락을 한번 뜯었으면

앞에 놓인 것이 무엇일지라도 끝장을 봐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부모님 죄송합니다.)

 

개운하게 몸에 있는 수분을 뽑아내고 나니

알 수 없는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영혼도 반쯤 날아갔다.

다음에 주문할 땐 남자다움은 개나 줘 버리고

착한 사람이 되어 엽떡 착한 맛을 선택하리.

 

써핑쿨은 이미 다 마셔버렸고 맹물로 씻겨지지 않은

얼얼함을 달래주기 위해 국민 아이스크림

올 때 메로나로 토닥여주니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었다. (뿌듯)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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